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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일기

자취일기 #1. 뭘 먹어야하지?

by ※⊙ 2023.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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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취업에 성공한 나는 고향을 떠나 경기도로 이사를 왔다.

지어진 지 6년 정도 된 회사 근처의 8평짜리 오피스텔.

 

평생을 가족과 함께 지내다 취업과 동시에 고향을 훅 떠나온 나는

아쉬움보단 첫 직장, 첫 자취방 등 새로운 환경에 조금 들떠있었다.

 

직장생활의 고단함과 자취의 현실을 모른 채.


#1. 뭘 먹어야 하지?

나는 식탐이 많다.

밤에 잠에 들 때도 다음날에 어떤 음식을 먹을지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또 대식가나 미식가는 아니어서 어떤 종류의 음식이 먹고 싶다 하는 단순한 욕심이 많다.

 

회사에서 점심과 저녁까지 제공이 되었지만 점심 저녁 모두 동일한 메뉴라는 단점이 있었다.

몇 달 동안 같은 사내식당의 밥만 먹으니 당연히 물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항상 저녁을 사 먹기에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다.

그래서 퇴근 후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는 날이 많아졌다.

 

그렇게 어느 날 퇴근 후 늘 그렇듯 라면을 끓이다가 문득 혼잣말을 내뱉었다.

 

'뭘 먹어야 하지?'

 

끓고 있는 냄비 속의 라면의 모습이 마치 스마트폰의 배경화면을 보듯 익숙해질 때 즈음

매번 저녁 끼니를 이렇게 먹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

점차 퍼져나간 앞으로의 저녁밥에 대한 걱정에 내뱉은 한 마디였다. 

 

나는 요리를 못했다.

내가 만들어서 먹을 수 있는 건 라면과 계란프라이가 전부였다.

 

가족과 함께 살 때는 대학을 다닐 때는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친구들과 근처 원하는 식당을 찾아서 먹으러 다녔고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항상 어머니가 해주신 저녁을 먹었다.

 

수요일에는 일찍 퇴근하던 형이 시켜놓은 배달음식을 먹었고

주말에는 부지런한 아버지가 매번 사놓으신 도시락을 먹었다.

 

이때 처음으로 내 생활력에 대한 무능함을 느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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